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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ing up as an interviewer

By J2P at

개발 경력 12년이란 기간 동안 면접을 본 기간은 최근 1년 정도이다. 보통 경력이 어느 정도 차거나 회사 상황에 따라서 면접관으로서 면접을 보지만 나는 그런 기회가 없기도 했고, 면접에 참여하고 싶지도 않았다. 면접은 사람을 평가하는 자리라고 생각했고 누구를 평가한다는 자체가 싫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누군가를 평가할 정도로 실력이 있나?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직장에서는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아는 분에게(이승우님 @asbubam) 조언을 구했고 이런 말을 듣게 되었다. 면접 자리는 평가가 아닌 동료를 찾는 자리라고 생각해보세요. 이 한마디가 내 생각을 바꿨고, 어떻게 하면 좋은 면접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했다. 그 후 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면접에 임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좋은 동료를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노력하게 되었다.

화상면접

처음엔 1:1로 면접을 본다는 사실이 너무나 떨렸다. 낯가림이 심하기도 하고 면접 경험이 많지 않아 면접을 보면 항상 떨려서 제대로 말도 못 하는 사람이라 너무나 떨리는 상황이었다. 처음 몇 달은 화상 면접 시간이 다가오면 화장실을 여러 번 갈 정도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다.

질문하기

어쨌든 나는 면접관이 되었고 면접에서 해야 할 질문을 찾아보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우리 회사에서 화상 면접이란 직무면접을 진행하기 전 기초 지식에 대해서 1:1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질문들은 HTML, CSS, JS, 프론트엔드에 대한 기본 지식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처음엔 이 정도는 90% 이상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질문을 만들었다. 근데 기술적인 질문만 물어 보는 게 너무 딱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답만 확인하는 형태가 되는 것 같았다. 그 후로는 내가 이 질문을 왜 할까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이걸 다 아는 사람을 동료로 찾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답변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더라도 질문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어떤지, 같이 일 하고 싶은 동료인지 살펴보았다.

면접에선 누구든지 긴장을 하기 나름이고 긴장을 하게 되면 알고 있던 것도 생각나지 않아서 답변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편안한 질문들로 면접을 시작했다. 프론트 개발자를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어떤 작업을 즐겁게 하는지 좀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질문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어보고자 노력했다. 상황에 따라서 처음부터 혹시 긴장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긴장했다고 하면 좀 더 다른 일상적인 질문들을 했다. 예전의 나처럼 긴장해서 면접을 망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편안하게 면접자가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길 바랐다.

화상 면접을 보면서 얻은 게 또 있다면 기초 지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공부하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초 지식은 사실 오래전에 공부하고 다시 보지 않아서 잊어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 면접자의 답변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 사람이 어느 정도 알고 답변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해서 다양하게 찾아보고 공부했다. 그리고 처음엔 반대로 물어보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에 좀 창피하기도 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면접관으로써 괜찮은 것인가? 자신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고 다시 한 번 기초 지식에 대해서 공부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질문받기

마지막으로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받는다. 나는 면접자가 질문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자유롭게 하도록 하고 그 질문에 대해서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다음 면접으로 가도 질문을 받지만, 혹시 불합격하실 수도 있으니 알고 싶은 건 다 알고 면접이 끝나야 시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으론 면접에서 반대로 질문받는 게 회사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물어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난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 회사에 대해 밖에서 보는 거로는 정보를 다 알 수 없다고 생각해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한 답을 들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가끔 신입분들이 개발자로서 고민을 얘기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먼저 12년 개발자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경험을 말해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나도 고생했던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무언가 더 알려주고 싶고 조언을 해주고 싶었다.

끝 인사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나는 이 한마디가 많은 걸 전달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면접자도 짧으면 30분 길면 50분 정도의 시간을 써서 면접을 보기 때문에 면접자에게 면접관이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구나 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 해서 이런 끝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나가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항상 화상에서 면접자가 먼저 나가도록 배려했다.


직무면접

처음엔 회사에서 대면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그때는 시간 맞춰서 들어가서 간단한 인사만 하고 면접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화상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이왕이면 먼저 들어가서 면접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려고 했다. 재택이신지 휴가 쓰셨는지, 요즘 코로나 땜에 힘들진 않으신지 그리고 면접에 대해 설명도 하고 면접관이 몇 명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 얘기를 이어나갔다. 이것도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첫 단계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코로나 단계가 높은 수준이어서 면접자의 환경에 따라 마스크를 쓰셔도 된다고 얘기를 했다. 면접자가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상대방을 배려하고 싶었다.

질문하기

총 4명이 직무면접을 본다. 처음엔 순서 없이 아무나 먼저 질문을 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제일 먼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주로 이전 회사의 경험이나 어떤 환경에서 일 했는지 또 면접자의 생각과 주관이 어떤지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을 했다. 이전 회사 경험에 대해 질문을 하는 이유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도 궁금하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걸 얘기하면서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이전에 했던 업무 얘기를 하면서 기술적인 얘기가 나오면 다음 면접관들에게 질문 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질문받기

최근엔 직무면접의 진행을 내가 하다 보니 면접자의 질문도 내가 답변을 거의 다 하고 있다. 간혹 의견이 다를 것 같거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은 질문엔 다른 동료들에게 답변해달라고 요청한다. 혹은 내 대답이 맞았는지 잘못 말한 건 없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싶지 않고 나의 답변이 틀린 답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끝인사

이번도 화상 면접과 똑같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 인사를 한다. 화상 면접에서와 똑같은 이유다.

처음엔 면접 시작도 전에 배가 아파 화장실에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며 힘들어하던 나였는데 요즘엔 면접 진행도 하고 긴장하지도 않고 면접관으로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면접은 늘 어렵지만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면접관으로서 이렇게 조금은 성장했지만 과연 나는 면접자로서도 떨지 않고 면접을 볼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